"다음 정보는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1. 전세제도의 그림자, 매수 심리를 갉아먹는 구조적 함정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는 '살 수는 있지만 사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가격이 비싸서라기보다는, 전세제도가 만들어낸 주거 심리의 기형화 때문입니다. 상당수 무주택자분들이 일정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수를 망설이는 이유는, 전세를 통해 더 좋은 입지에서 더 나은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5억 원의 현금이 있다면, 서울에서 매매 가능한 주택은 노후된 구축이거나 외곽 입지에 한정됩니다. 그러나 동일한 금액으로 전세를 선택할 경우, 신축 아파트 혹은 선호도 높은 학군지에서 거주가 가능해지며, 거주 만족도가 현저히 상승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는 결국 전세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 정도 수준은 살아야 하지 않나’는 기대를 갖게 만들고, 대출을 끌어다 부담스럽게 집을 사는 대신, 좀 더 기다리며 가격이 하락하길 바라는 심리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대기 수요는 시장의 수요층을 잠재우는 동시에, 정책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수요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전세제도가 단기간의 주거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매매시장에 대한 진입을 지연시키는 '이중 심리의 벽'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 공급은 막히고, 규제는 꼬이고… 풀리지 않는 구조적 모순
공급이 집값 안정화의 핵심이라는 경제학적 원칙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고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하면 공급은 늘어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존 소유자의 시세차익과 불로소득 논란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통해 수익을 제한하려고 하면, 조합은 사업을 포기하거나 지연시키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공급 확대와 소유자 반발 사이에서 정치권은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공급 정책은 본격화되지 못한 채 표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건설사 입장에서도 분양가 규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사업 추진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는 다시 공급 축소로 연결됩니다. 수도권은 특히 이러한 문제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서울의 분양 물량은 1,000세대 수준으로 극히 제한적이며, 인천과 경기 역시 급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이 누적되는 상황 속에서도 기존 계획대로 분양이 이뤄지고 있어 공급과 수요의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울 쏠림, 지방 침체라는 고질적 구조 속에서, 정부는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며 부동산 정책의 ‘진퇴양난’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3. 돈은 계속 흐르고, 집은 줄어든다… 다음 정부의 숙제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하방경직성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유동성의 지속적인 공급입니다. 통화량(M2)은 이미 다시 증가 추세로 접어들었으며, 이는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 전반에 다시 자극을 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신용대출 여건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세제도라는 한국 특유의 간접 유동성 창구는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 중입니다. 전세 대출 규제를 동시에 강화하지 않는 한, 전세 자금이 집주인에게 흘러가며 간접적으로 매수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시장은 표면적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실제로는 꾸준히 돈이 유입되고 있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공급은 줄고, 유동성은 다시 살아나며, 그 돈은 고르게 퍼지지 않고 '똘똘한 한 채'로 집중되는 현상은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구조 속에서 다음 정부는 실질적인 정책 성과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전 정권의 후폭풍을 감당하는 ‘독박 정부’가 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나 규제 완화가 아닌,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기적 도시 전략과 정치적 결단입니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문제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공간 구조와 삶의 방식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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