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만 왜 이런 대우를 받아요?

우리 아이만 왜 이런 대우를 받아요?

 

하교 직전, 학부모 한 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목소리는 다급했고, 말투엔 분노가 묻어 있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어제 발표했는데 왜 점수를 그렇게 낮게 주신 거예요?
다른 애들보다 훨씬 잘했는데 불공정한 거 아닌가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날 발표평가 기준은 분명히 공지했고, 학생들도 납득할 만한 방식이었지만,ㅡ학부모의 불신이 생기면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 앞서게 되죠.

 

저는 우선 목소리를 낮추고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답답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라며 감정을 먼저 진정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① 감정보다 신뢰를 세우는 대화

학부모 민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성적 설득’보다 ‘신뢰 회복’이었습니다.
저는 반박 대신 공감을 택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겠네요.
혹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불편하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 질문 하나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상대는 점수 자체보다 “우리 아이가 노력한 걸 알아봐주지 않은 것 같다”는
감정적 부분에 서운함을 느꼈던 거였어요.

 

결국 문제의 본질은 ‘점수’가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 학생이 발표 전날까지 준비한 내용, 선생님이 다 봤어요. 내용 구성은 정말 좋았고, 그래서 추가 포인트로 반영했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주자 학부모님의 목소리가 점점 누그러졌습니다.

---

② 공정성과 투명성으로 신뢰 강화하기

감정이 안정된 후엔 ‘사실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평가 기준표를 사진으로 정리해 학부모님께 직접 보여드리며 설명드렸습니다.
“모든 학생이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았고, 발표 내용·태도·시간 준수 세 항목을 동일하게 적용했습니다.”

 

투명하게 과정을 공유하니 처음엔 불신으로 가득했던 대화가 “아, 그런 기준이 있었군요.”라는 이해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추가로 “혹시 다음 발표 때 아이가 개선하고 싶은 부분을 함께 찾아봐도 괜찮을까요?”라고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당신의 아이를 더 잘 돕고 싶다’는 메시지로 작용했습니다.
그날 이후, 학부모님은 “선생님, 다음엔 아이가 연습 많이 시켜볼게요.”라며 협조적으로 변했습니다.

---

③ 교사로서의 배움 — ‘민원’은 위기가 아닌 기회

그날 통화를 마친 후, 저는 잠시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학부모의 불만은 교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아이를 위한 ‘다른 방식의 관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했다면 불신만 커졌겠지만, 공감과 투명성으로 접근하니 오히려 신뢰로 이어졌죠.

저는 이후 모든 평가 전에는 “평가 기준을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사전에 공유”했습니다.
작은 노력 하나가 큰 오해를 막는다는 걸 실감했어요.

---

📜 면접용 사자성어 : 이심전심 (以心傳心)

 

👉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다.”
논리보다 진심이 통할 때,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는 말보다 깊어집니다.

---

💫 교사로서의 다짐

이 경험을 통해 저는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의 기술’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태도’라는 걸 배웠습니다.
학부모의 감정은 때로는 날카롭지만, 그 안엔 “내 아이를 믿어주세요”라는 절박한 마음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불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아이의 성장 기회를 찾아내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공감으로 신뢰를 세우고, 신뢰로 관계를 지키는 것 — 그것이 교사로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이자 가장 어려운 덕목이라 믿습니다.

 

오늘도 꼼꼼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같이 보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