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이렇게 일이 많죠?” 공평함보다 필요한 건 신뢰

“왜 나만 이렇게 일이 많죠?” 공평함보다 필요한 건 신뢰

학교 업무 분장을 마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동료 교사 한 분이 제게 조용히 찾아와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번에 제 업무가 너무 많지 않아요? 다른 분들보다 훨씬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확인해보니, 업무량이 약간 불균형하긴 했습니다. 경력이 짧은 교사에게는 다소 벅찬 분량이었고, 그 상황이 불만으로 이어진 듯했습니다.

저는 “이건 그냥 배정이 잘못된 거야.” 하고 넘기기보다, ‘이 상황을 어떻게 조정하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① 감정의 온도를 낮추는 대화부터

업무 불균형 문제는 논리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그 교사의 감정을 충분히 들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 처음 맡는 일도 있는데 부담이 크셨죠?”

공감의 한마디가 불만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정을 받아준 후에는 객관적 자료를 함께 보며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 업무는 사실 작년엔 두 명이 나눠 맡았는데, 올해는 구조가 조금 달라져서 생긴 부분이에요.

그럼 우리 팀이 같이 분담할 방법을 찾아볼까요?” 그 말에 교사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직 내 불만은 절반이 사라지니까요.

② 공평보다 공감이 먼저, 조정보다 참여가 먼저

다음 날, 저는 학년 회의에서 업무 분담을 다시 조정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다만 “누가 일을 덜 하고, 더 한다”는 방식이 아니라
“어떤 일을 어떤 사람이 하면 가장 효율적인가”라는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회의 초반엔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지만,
저는 ‘공평함’보다는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우리 팀은 숫자로 나누는 것보다, 서로 도와가며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요? 대신 힘든 업무는 돌아가면서 맡는 걸로 해요.”

그 제안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자연스럽게 몇몇 업무가 재조정되었습니다.

무겁던 공기가 서서히 풀리고, 회의가 끝날 땐 “올해는 팀워크가 좋을 것 같아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조직의 분위기는 한 사람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③ 교사로서 얻은 깨달음 — 공정한 조직의 본질

이 일을 통해 저는 공정함이 단순히 ‘균등함’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업무는 모두 같게 나누는 것보다, 각자의 강점과 상황을 고려해 ‘납득 가능한 분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저는 업무가 몰리는 교사가 생기면 “이번엔 제가 일부 도와드릴게요.”라며 자발적으로 나섰습니다.

또,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업무량을 가시화해 분기마다 조정할 수 있는 업무 공유표를 만들었습니다. 작은 제안이었지만, 그 후로 불만이 줄고 협력의 분위기가 커졌습니다.

📜 면접용 사자성어 : 동심협력 (同心協力)

👉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한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손을 맞잡을 때, 조직의 진짜 힘이 만들어집니다.

💫 교사로서의 다짐

이 일을 통해 저는 ‘공평함’보다 중요한 건 ‘신뢰’임을 배웠습니다. 업무를 나누는 일보다, 함께 일할 마음을 만드는 게 더 어렵고 더 가치 있죠. 앞으로 저는 누군가의 불만을 ‘문제 제기’로만 보지 않고, 조직이 성장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로 삼는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동료의 어려움을 나의 일처럼 느끼는 교사, 그리고 협력 속에서 진짜 변화를 만들어내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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